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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 & Life

거울 뉴런 시스템: 행동을 따라하는 매커니즘, 감정이 전파되는 이유

주변사람이 하품을 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모르게 하품을 하게 된다. 또, 어떤 사람이 망치질을 하다가 자기 손을 찧는 것을 보면 우리는 움찔한다. 환하게 웃고 있는 사람을 보면 자신도 미소를 짓게 된다. 이렇듯 다른 사람의 행동을 보고 따라하게 되는 것을 미러링(mirroring)한다고 한다. 이런 미러링은 거울 뉴런 시스템(mirror neuron system)에 기인한다. 거울 뉴런 시스템은 내가 어떤 행동을 할 때 활성화되는 뇌의 신경이 다른 사람이 그 행동을 하는 것을 볼 때 활성화되는 뇌의 신경세포 그룹과 동일하다는 것이다. 

 

 

 

거울을 보고 있는 여자
거울뉴런시스템

거울 뉴런 시스템의 발견

 

거울 뉴런 시스템은 1980년대와 1990년대에 이탈리아 파르마 대학에서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지아코모 리졸라티(Giacomo Rizzolatti)를 비롯한 연구자들은 원숭이의 뇌에서 운동에 관여하는 부분인 전운동피질을 연구하고 있었다. 연구진은 이 부위에 전극을 삽입하여 원숭이가 먹이를 잡는 등 다양한 행동을 하는 동안 뇌 활동을 기록했다.

 

그런데 실험 중에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진은 이 신경세포가 원숭이가 움직일 때만 활성화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원숭이나 심지어 연구자 자신도 같은 동작을 할 때에도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원숭이가 직접 바나나를 잡을 때와 다른 원숭이가 바나나를 잡는 것을 볼 때 모두 뉴런이 활성화되었다.

 

이 세포가 뇌에서 다른 원숭이의 행동을 반영하기 때문에 연구진은 이러한 세포를 '거울 뉴런'이라고 불렀다. 

 

거울 뉴런 시스템이 작동하는 분야

 

 

리졸라티 연구팀의 연구 이후 원숭이와 인간을 대상으로 더 많은 연구가 이어졌고, 뇌의 거울체계가 행동 뿐 아니라 감정에도 반응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즉, 우리는 미처 알아차리지 못하지만 타인의 존재는 우리의 감정과 신체의 움직임까지도 영향을 미친다. 또한 인간은 표정 뿐 아니라 말과 글로도 소통한다. 미소라는 단어를 들으면 안면근육에 미세한 움직임이 일어나면서 이유없이 약간의 행복을 누리게 된다. 

 

감정의 전염, 행복의 전파

대부분의 경우 반사된 타인의 감정은 약하게 경험한다. 하지만, 그런 약한 경험도 오래 지속되거나 모두가 하나같이 유사한 정서적 태도를 보이는 사람들과 상호작용을 하다보면 그 효과는 쌓이게 마련이다. 

 

2008년에 공개된 프로이밍햄 심장 연구는 행복이 개인의 상태가 아니라 사회적 네트워크를 통해 전파될 수 있는 집단 현상임을 보여주었다. 이 연구에 따르면, 개인의 행복 상태는 그들의 친구와 가족, 그리고 그들과의 연결이 더 멀리 뻗어나가는 사람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1. 직접적인 연결: 행복한 사람이 있다면, 그들의 친구는 15% 더 행복해질 가능성이 있었다.
  2. 두 단계 이상의 연결: 행복한 사람의 친구의 친구는 10%의 행복 증가 가능성이 있었고, 친구의 친구의 친구(세 단계 연결)에게까지 6%의 행복 증가 가능성이 있었다.
  3. 거리의 중요성: 행복은 물리적 거리에도 영향을 받았다. 같은 도시에 살면서 서로 직접적인 친구 관계인 경우, 한 사람이 행복해질 때, 그 친구도 행복해질 확률이 더 높았다.

이런 방식으로, 행복은 사회 네트워크를 통해 전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행복이 개인적인 경험 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연결망을 통해 영향을 받는 복잡한 현상임을 보여준다. 살면서 한번도 마주치지 않았고 존재조차 모르는 사람들의 상호작용과 그 연쇄작용을 통해서 우리의 삶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건강한 태도는 전염성이 있지만 다른 사람들로부터 전파되기를 기다리지 마세요. 먼저 전염시키세요.
-톰 스토퍼드-

 

주변에 행복한 사람들이 많이 있는가?

주변의 환경과 사람들을 생각해 보자.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회사를 생각해 보면, 미소를 띈 얼굴과 행복한 사람들이 많은가 아니면 무표정하고 불평을 늘어놓는 사람이 많은가? 

우리의 감정이 전염되고, 얼굴 표정이 전염된다면 주변에 후자와 같은 사람들이 많이 있으면 불행한 감정, 무표정하거나 화난 얼굴이 낯설지는 않겠지만 행복을 느끼는 우리의 신경세포는 활성화되지 않을 것이다. 

 

한국인의 행복지수가 왜 그렇게 낮은 것일까? 사회, 정치, 문화, 경제적 여러 요인에 더해서 주변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 우리의 성향도 한몫 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뒤집어 생각해 보면, 오늘 나의 작은 미소와 사소한 친절이 어디까지 퍼질 지 모르는 행복감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https://you-matter.tistory.com/entry/2023-세계-행복-보고서-설문방법-국가별-결과-한국의-행복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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