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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위대한 대화 - 인생의 언어를 찾아서 (김지수 인터뷰집)

 

'위대한 대화'는 김지수 기자의 인터뷰집이다. 인터스텔라는 워낙 유명해서 가끔 접하기도 했지만 이렇게 책으로 묶어서 한번에 볼 수 있으니 괜찮네 하고 책을 열었다가, 파스칼 브뤼크네르의 인터뷰가 있는 것을 보고 바로 집어들었다. 이름도 들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절반은 되었지만, 아는 사람들의 이름만 보고도 충분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기대했던 것 만큼 좋은 책이었고, 많은 영감과 용기와 생각거리를 준 책이다.

 

작가는 프롤로그에서 “이 책을 통해 여러분이 자기 삶을 해석할 인생 언어를 한 조각이라도 채굴해 간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고 했다. 나는 그 인생 언어를 몇 조각 채굴했다. 

 

위대한 대화 - 김시수 인터뷰집
위대한 대화 - 김시수 인터뷰집

 

아래는 책에 실린 인터뷰 전체 목록이다.

각 인터뷰 중에서 내 마음에 와 닿은 내용을 밑에 다는 것으로 책을 정리해 보았다.

 

문학평론가 이어령 | 선한 사람이 이긴다는 것, 믿으세요

 

“깨달을 때의 환희를 ‘타우마제인 thaumazein’이라고 해요. 나는 누구를 위해서 글을 쓴 적이 없어요. 나를 위해 썼고, 내가 발견한 타우마제인이 벅차서 쓴 거예요. 그걸 독자가 같이 읽고 공감해 주면 신이 났어요. 나만의 ‘타우마제인’이 생기면 말하고 싶어서 못견뎠죠. 누군가를 깨워서 감동을 나누고 싶을 만큼 ‘내가 깨달은 건' 순수하게 기뻐요.” 이어령 선생의 모든 인터뷰 내용 중에서 가장 공감이 되는 부분이었다. 그런데, 이 글 중에서도 “순수하게"가 가장 와닿았다. 아무 댓가를 바라지도 않고, 누가 뭐라든 생기는 “순수함" 나이 들면 그런 기대따위는 사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 나이들수록 순수한 기쁨을 누리는 것은 오히려 쉬울지도 모르겠다. 안되는 걸 알기에, 포기할 줄 알기에. 그런 타우마제인을 가끔이라도 누리고 싶은 마음이다.

 

작가 파스칼 브뤼크네르 | 사는 건 사랑하는 일입니다

 

“매일 아침 우리는 태양을 선물로 받아요. 여름날 아침에 일찍 일어나 달리거나 빠르게 걸을 때 나는 무한한 행복을 느낍니다. 이것이 제가 시간이 주인공인 세계에 맞서 싸우는 방법이죠. 그러나 시간 속에서 나의 주체성을 찾는 최고의 방법은 사랑하는 겁니다. 살아 있으려면 사랑을 나누세요. 미끄러지는 시간을 붙잡을 순 없지만 행복한 순간은 항상 ‘앙코르'를 원해요. 반복의 시간이 기약이고, 우리가 좋은 환상에 몰두할 수 있는 동안은 소망이 있어요. 100세 노인도 이런저런 계획을 세우고 내일을 말합니다. 그러니 죽음보다 지금의 삶에 더 집중하세요.”

 

‘당연히 받았어야 하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이 터무니 없는 은총이 감사하다'고 썼던 브뤼크네르는 자신의 묘비에 새길 문장으로 ‘나는 인생을 사랑했고, 인생은 나에게 100배로 갚아주었다 (I loved life. It rewarded me a hundredfold.)’를 말한다.

 

그의 책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에서 내게 닿았던 그의 글은 이것이다.

"원하는 것을 원하고, 할 수 있는 것을 해내라. 현실 앞에 납작하니 엎드려 할 수 있는 것만 원해서는 안된다.

원하는 것을 전부 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전능 환상이다.

그보다는 자기 역할을 하고, 자기 이야기를 하고, 자기 방식대로 세상에 반응해야 한다. 사랑하고 일하면서."

아름다운 글이다.

 

경영사상가 찰스 핸디 | 삶에서 가장 중요한 건 친구입니다

 

변호사 강금실 | 아무도 억압하지 마세요

 

패션디자이너 장명숙(밀라논나) | 걸림돌이 결국은 디딤돌이 되더라고요

이분의 맑음이 인터뷰에서 고스란히 느껴졌다. 어쩌면 나도 나이들수록 더 맑아질 수도 있다는 소망을 갖게 해 준 분이다.

 

생물학자 베른트 하인리히 | 항상 한 번에 한 걸음씩 나아가세요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 | 후회가 우리를 더 인간답게 만듭니다

'미래학자'라는 다소 거리감 있어보이는 사람과의 인터뷰 주제가 후회라니 읽어볼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 후회 설문조사’라는 웹싸이트를 개설해 전세계 2만 2,000의 후회를 수집하고 분석한 설문조사를 한 후 ‘후회야말로 우리를 더 인간답게 만드는 능력’이라고 결론 내린다.

 

4가지 종류의 후회

  • 삶의 안정적 인프라를 만들지 못한 것에 대한 기반성 후회
  • 성장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지 않은 대담성 후회
  • 양심적이지 못한 일에 대한 도덕성 후회
  • 더 사랑하고 손 내밀지 못한 관계성 후회

사람들이 하지 않은 일을 더 많이 후회하는 이유는 이미 한 후회에는 선택지가 있지만 무행동에 대해서는 선택지가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대담성 후회와 관계성 후회가 가장 많았다고 한다. 저자는 다니엘 핑크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그만두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는 사실을 접하고 모험의 길을 떠나기로 했다고 말한다.

후회는 불가피하다. 하지만 그것을 최적화하는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 온갖 결정앞에서 머뭇거리며 방황하고 있는 내게도 이 글이 반가웠다. “후회에 집착하는 사람만큼이나 행복에 너무 집착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삶에 대한 만족도가 낮습니다.” 후회도 행복도 집착하는 대신 받아들이자.

 

심리학 교수 폴 블룸 | 고난은 충실한 인생을 위한 귀한 재료입니다

 

“분쟁과 가난이 있는 극빈국의 국민이 행복지수는 낮지만 ‘내 삶이 의미있다고 생각한다’는 의미지수가 높은 것은, 고통과 의미 사이의 관계가 그만큼 긴밀하기 때문이다.빈곤은 단기적 행복을 앗아가기 대문에 장기적이고 고귀한 목적을 추구하게 된다. 반면 안전한 환경의 국민들은 ‘목적의식 결여'라는 우울함에 처할 수 있다.” 아이러니다. 하지만 그게 인간이다.

 

작가 수전 케인 | 감정의 디폴트는 편안한 슬픔입니다

 

아, 이 말이 참 위로가 되었다. 편안한 슬픔. 기쁨보다 슬픔이 더 많다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연민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우월감 때문이다. 우월감을 통제하고 싶다면 타인에게 경의를 표하는 행동을 하고, 자신에게도 연민을 발휘하라. 스스로에게 온화할수록 남에게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사별의 슬픔에 대해서는 작가 노라 매키너니의 강연을 예로 든다. 사별후 들은 위로의 말 중 가장 싫었던 게 ‘훌훌털고 가라' 였다고 한다. 그녀는 재혼해서 살고 있지만 전남편이 여전히 있다고 하며, 훌훌 털고 간게 아니라 슬픔과 함께 나아간 거였다고 한다. 상처가 다 치유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슬픔과 사랑을 동시에 느끼며 다시 웃고 나아갈 뿐이다.

 

작가 도리스 메르틴 | 탁월함은 완벽함이 아닙니다

 

"탁월함은 능력보다 습관에 가깝다.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불완전해도 과감하게 시도해 보고, 모른다고 인정하고, 타인의 요구에 반응해서 방향을 수정하는 등 모든 형태의 포용능력이다."

“매일 매일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사람은 삶 자체가 작품이 된다.“ 이 책을 읽으며 내게 가장 큰 영감을 준 문구다.

 

매일 매일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사람은 삶 자체가 작품이 된다.

 

저널리스트 아만다 리플리 | 타인을 설득할 수 있다는 착각을 버리세요

 

저널리스트 말콤 글래드웰 | 마음을 열고 타인을 만나세요

 

“세상에서 아름답고 의미 있는 일들의 대부분은 낯선 사람과 과감하게 말을 터보면서 시작된다.”

동의한다. 용기가 필요하다.

 

카피라이터 사와다 도모히로 | 내가 편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일해도 괜찮습니다

 

경영사상가 사이먼 시넥 | 무한게임을 해야 더 단단한 플레이어가 됩니다

그의 인터뷰 모든 내용이 좋았다.

 

의사 켈리 하딩 | 친절은 증폭되고 전염됩니다

“인사부 지침을 모두 지워버리고 그냥 ‘서로에게 친절하자'로 바꾸자”

내게 가장 많은 생각거리와 실천거리를 를 준 인터뷰다.

 

심리전문가 이름트라우트 타르 | 최고의 성취는 우정입니다

 

디자이너 미나가와 아키라 | 경험은 버릴 것이 없습니다

 

작가 이민진 | 거북이로 살아도 괜찮습니다

 

여기 다 정리하지 못했지만, 언급되지 않은 작가들의 모든 인터뷰가 좋았다. 모든 이들이 각기 색깔은 달라도 따뜻함을 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다양한 곳의 다양한 사람들속에서 따뜻함이라는 공통점을 발견한 것은 내게 소망의 빛 같이 느껴졌다. 

 

작가는 프롤로그 마지막에 "2023년 1월, 눈오는 밤 당신의 친구, 김지수"라고 했는데 책을 다 읽은 후 다시 마주한 프롤로그를 보며 나는 진짜 친구를 만나게 된 것처럼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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